몬트리올협약에 따른 계약운송인과 실제운송인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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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1-02본문
최정민 변호사(법률사무소 지현)
1. 사안
국내 포장기계 수입회사 A사는 독일의 수출회사 B사로부터 포장기계 1세트(이하 ‘본건 화물’)를 EXW 조건으로 수입하였다. 이에 따라 A사는 독일의 운송회사인 C사에게 독일 소재 B사의 창고에서부터 인천공항까지의 복합운송을 의뢰하였다. 그리고 C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의 항공운송을 실제 항공운송인인 D사에게 재의뢰하였다.
이후 본건 화물은 B사 창고에서 출고되어, C사가 선임한 육상운송업체 F사 트럭에 적재되어 출발하였고, 프랑크푸르트 공항 소재 C사의 지상조업사 G사의 창고에 도착하였다. G사는 자신의 창고에서 본건 화물을 다른 화주들의 여러 화물과 함께 ULD(Unit Load Device) 위에 혼재(consolidation)하여 포장 작업을 수행한 후, D사의 지상조업사인 H사에 인도하였다. 이후 본건 화물은 D사의 항공기에 적재되어 인천공항으로 항공운송되었다.
그런데 D사가 인천공항 터미널에서 본건 화물이 적재된 ULD의 외부 그물망과 비닐을 제거하였는데, 본건 화물의 외포장이 찌그러지고 찍힌 손상이 발견되었다.
본건 화물은 전손 처리되었고, A사는 C사 및 D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상대방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였다.
2. 답변
출발지와 도착지가 모두 몬트리올 협약 당사국인 경우, 국제 항공운송에 관한 법률관계에는 우리나라의 민법이나 상법보다 몬트리올 협약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7다240496 판결 등 참조).
본 사안의 경우, 출발지인 독일과 도착지인 대한민국 모두 몬트리올 협약 가입국이므로, 본건 화물의 항공운송에 관하여는 몬트리올 협약이 국내 민법이나 상법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그리고 몬트리올협약에 의하면, 항공운송 중 화물에 관하여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운송인이 책임을 부담하며(제18조 제1항), 항공운송에는 화물이 운송인의 관리하에 있는 기간도 포함된다(제18조 제3항). 그리고 항공운송의 기간에는 공항 외부에서 이루어진 육상·해상 또는 내수로운송은 포함되지 않으나, 해당 운송이 항공운송계약의 이행 과정에서 화물의 적재, 인도 또는 환적을 목적으로 수행된 경우에는, 별도의 반증이 없는 한 해당 손해는 항공운송 중 발생한 사고의 결과로 추정된다(제18조 제3항, 제4항). 또한 계약운송인은 계약에 예정된 전체 운송에 대하여, 실제운송인은 자신이 수행한 운송에 한하여 동 협약의 규정을 적용받는다(제40조).
본건과 유사한 사안에서 최근 하급심 법원은, C사에게는 몬트리올 협약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반면, D사의 책임은 부정하였다. 그 판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즉, 본건 화물은 B사 창고에서 F사 트럭에 적재될 당시에는 손상되지 않았고, F사가 G사에게 본건 화물을 인도할 당시에도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G사는 본건 화물을 ULD 작업을 거쳐 H사에게 인도하였는데, H사는 ULD의 외관 상태만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 그 내부 화물의 포장 상태나 훼손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인천공항 내 D사의 하역장에서 촬영된 CCTV에 따르면, ULD가 하역 및 해체되는 과정에서 화물이 낙하하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본건 화물은 외부 포장이 전반적으로 손상되고 철제 프레임이 변형된 상태였는데, 만일 ULD 자체가 항공기에 적재되거나 하역되는 중 전복되었다면 ULD 전체 화물이 함께 무너졌을 텐데, 다른 화물들에서는 손상이 보고되지 않았다. 따라서 G사가 본건 화물을 인수하여 ULD 작업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위 법원은 C사에게는 몬트리올 협약에 따른 항공운송계약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본건 화물의 손상이 D사의 실제 항공운송 구간에서 발생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D사의 불법행위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