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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지현 뉴스

B/L 이면약관 9개월 time bar가 문제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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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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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 변호사(법률사무소 지현)


1. 사안


국내 건설장비 수출회사 A사는 인도네시아 수입자에게 건설장비 80포장(이하 ‘본건 화물’)을 수출하기로 하고, 본건 화물의 군산항에서 인도네시아 바탐까지의 복합운송을 국내 Freight Forwarder인 B사에 의뢰했다. 그리고 위 운송계약에 관한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으로 정하였다.

본건 화물은 2018. 11. 13. 군산항에서 선적되어 출발하였고, B사가 발행한 복합운송증권(Multimodal Transport Bill of Lading)의 이면에는 “화물을 인수한 날로부터 9개월 내 운송인에게 소송을 제기하여 그에 대한 서면통지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면 운송인은 본 운송증권에 기한 모든 책임을 면한다”는 9개월 time bar 조항이 기재되어 있었다.

본건 화물은 2018. 11. 25. 바탐항에 도착하여 하역되었고, 이후 2019. 1. 15. 트레일러에 실려 수입자 건설현장으로 운송 중 트레일러가 전복되면서 본건 화물 중 일부가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A사는 2020. 1. 2. B사를 상대로 국내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B사는 위 소송이 B/L 이면약관에 따른 9개월 time bar을 경과하여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사는 운송계약상 준거법이 대한민국법이므로 상법상 육상운송인의 책임에는 1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그리하여 위 소송이 적법한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2. 답변


운송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time bar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time bar가 도과하면 청구권이 소멸되어 더 이상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상법상 육상운송인에 대한 청구권은 화물 수령일로부터 1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상법 제147조, 제121조). 

반면 해상운송인에 대한 청구권은 화물 수령일로부터 1년의 제소기간이 적용되며, 이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상법 제814조). 이러한 제소기간 연장에 대한 합의를 ‘time extension’이라 부른다.

또한 항공운송인에 대한 청구권은 화물 도착일로부터 2년의 제소기간이 적용된다(상법 제902조).

한편 2개 이상의 운송수단이 결합된 복합운송인의 책임은 손해가 발생한 구간에 적용되는 법에 따라 결정되며, 만일 손해 발생 구간이 불명확한 경우에는 운송거리가 가장 긴 구간에 적용되는 법이 적용된다(상법 제816조).

본건의 경우, 운송계약의 준거법이 대한민국 법이고 육상운송 중 본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원칙적으로 B사의 책임에는 상법상 육상운송인의 1년 소멸시효가 적용된다(상법 제147조, 제121조). 

그런데 B사의 B/L 상에 9개월 time bar 규정이 있으므로, 이것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된 것이다. 

실제 국내 Freight Forwarder들이 주로 사용하는 KIFFA 복합운송증권 또는 FIATA 양식 House B/L 이면약관에는 위와 같이 9개월의 단기 제소기간이 규정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복합운송에서 손해 발생 구간이 육상운송 구간임이 명백한 경우, 복합운송증권상 9개월 제소기간의 효력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다58978 판결). 대법원은 우리 상법은 육상운송에 관하여 1년의 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고, 이를 단축하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은 유효하며(민법 제184조 제2항), 복합운송증권상 9개월 제소기간은 그 성격상 소멸시효가 아니라 기간을 정한 부제소합의라고 할 것이지만, 1년보다 단기의 소멸시효 약정이 가능한 이상 이러한 부제소합의를 무효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본건과 유사한 하급심 역시 상법상 육상운송인의 책임에 대한 소멸시효기간(1년)에도 불구하고 복합운송증권상 9개월 time bar 규정은 유효하므로, A사가 제기한 위 소송은 9개월 제소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므로 소 각하 판결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