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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이면약관 상 관할(Jurisdiction) 규정의 적용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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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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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이면약관 상 관할(Jurisdiction) 규정의 적용 관련


조성극 변호사(법률사무소 智賢)


1. 사 안


싱가포르 회사인 A사는 인도네시아 회사인 B사에게 알루미늄 주조 합금100톤(이하 ‘본건 화물’)을 수출하였다. 그리고 본건 화물의 매매대금은 T/T(Telegraphic Transfer: 전신환 송금)로 결제하기로 하였다. 이에 A사는 우리나라의 freight forwarder인 C사에게 본건 화물의 부산항에서 인도네시아 수라바야(Surabaya)항까지의 해상운송을 의뢰하였다. 


그리하여 본건 화물은 부산항에서 선박 V(이하 ‘본건 선박’)에 선적되었다. 이에 C사는 우리나라 서울에서 A사측에게 B/L(이하 ‘본건 B/L’) 원본(original)을 발행하였는바, 본건 B/L 상 송하인은 A사, 수하인은 은행의 지시인, 통지처는 B사였다.


이후 본건 선박은 수라바야에 도착하여, 본건 화물이 양하되었다. 그런데 C사의 인도네시아 파트너인 D사(인도네시아 freight forwarder)는 본건 B/L의 원본이 아닌 사본(copy)을 B사에게서 받고, B사에게 본건 화물을 인도하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B사는 A사에게 본건 화물의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본건 B/L의 원본을 A사가 계속 소지하고 있었다. 


이에 A사는, C사측의 본건 B/L의 원본 회수 없이 본건 화물을 불법 인도한 것과 관련하여, C사는 본건 B/L 원본의 소지자인 자신(A사)에게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며, 우리나라 법원에 소송(이하 ‘본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런데 본건 B/L의 이면약관에서는 ‘운송인인 C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미국 뉴욕시에 소재한 연방법원에 제기되어야 한다’ 라는 관할 규정(Jurisdiction Clause, 이하 ‘본건 관할 규정’)이 있었고 ‘준거법은 미국법’이라는 준거법 규정(Governing Law Clause, 이하 ‘본건 준거법 규정’)이 있었다.


이에 우리나라 법원에서 C사는, A사의 본건 소송은 본건 관할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하여 A사가 우리나라 법원에 제기한 본건 소송이 관할 위반으로 부적법한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2. 위 문제에 대한 답변


우리나라 회사인 C사에 대한 소송에서 우리나라 법원의 관할을 배제하고 외국의 법원을 관할법원으로 하는 전속적인 국제관할의 합의가 유효하려면, ① 해당 사건이 우리나라 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지 않고, ② 위 지정된 외국 법원이 그 외국법상 해당 사건에 대하여 관할권을 가져야 하는 외에, ③ 해당 사건이 그 외국 법원에 대하여 합리적인 관련성을 가질 것이 요구된다. ④ 그리하여 만일 전속적인 관할 합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는, 그 관할 합의는 공서양속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대법원 2001다53349 판결 참조). 


그런데 본건에서, ① 본건 B/L 상 송하인인 A사의 본점은 싱가포르에 있고, 운송인인 C사의 본점은 우리나라에 있다. 그리고 본건 화물은 부산항에서 인도네시아 수라바야항까지 해상운송 되었다. 따라서 본건 화물의 운송에 있어서 준거법이 미국 법이라는 본건 준거법 규정 외에, 미국은 본건 화물의 운송에 있어서 다른 관련성은 없다. ② 또한 본건 B/L은 우리나라 서울에서 작성되고 교부되었고, 본건 화물은 부산항에서 선적되었다. 따라서 본건 B/L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 중 하나는 우리나라라고 할 것이다. ③ 더 나아가 C사는, A사의 본건 소송에서의 직접 당사자(즉 본건 소송에서의 피고)로서 본건 소송에서의 심리에 필요한 증거 중 상당 부분이 우리나라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④ 그리고 A사는 싱가포르 회사임에도 우리나라 회사인 C사를 상대로 우리나라 법원에 본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⑤ 또 우리나라 회사인 C사 또한 우리나라에 제기된 본건 소송에 대응하는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본건 관할 규정은 합리성을 가지지 못한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본건은 우리나라와 실질적인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우리나라 법원이 본건 소송에 대한 관할권을 가진다고 판단된다(서울서부지법 2020가합34981 판결 참조). 


결국 A사가 우리나라 법원에 제기한 본건 소송은, 관할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