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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화물운송장(Sea Waybill) 상 중재 규정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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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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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화물운송장(Sea Waybill) 상 중재 규정 관련

조성극 변호사(법률사무소 智賢)

1. 사안 

우리나라의 A사는 중국의 B사에게 아쿠아 펄 마스크(Aqua Pearl Mask) 등 화장품 관련 제품 1,200상자(이하 ‘본건 화물’)를 수출하였다.

이에 A사는 본건 화물의 인천항에서 중국의 Tsingdao(청도)항까지의 해상운송을, freight forwarder인 C사를 통하여 선사인 D사에게 의뢰하였다. 

그리하여 1개의 컨테이너(이하 ‘본건 컨테이너’)에 적입된 본건 화물은, 인천항에서 D사의 선박 V(이하 ‘본건 선박’)에 선적되었다. 이에 D사는 A사에게 본건 화물에 대한 해상화물운송장(Sea Waybill, 이하 ‘본건 Sea Waybill’)을 발행하였다.

그런데 본건 Sea Waybill의 이면약관에는 총 6개의 규정이 있었고, 그 중에 하나가 중재 규정(이하 ‘본건 중재 규정’)이었다. 즉 본건 중재 규정에서는, “본건 Sea Waybill로부터 또는 이와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본건 Sea Waybill의 위반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모든 분쟁, 다툼 및 불일치는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규칙에 따라서 대한민국 서울에서 중재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해결한다. 중재인(들)에 의해 내려지는 중재 판정은 최종적인 것으로서 관련 당사자들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진다.”라고 되어 있었다. 

한편 본건 컨테이너를 선적한 본건 선박은 2019. 8. 22. 인천항을 출발하여 2019. 8. 24. Tsingdao항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2019. 8. 22. 본건 선박이 인천항을 출항한지 얼마 안 되어, A사는 freight forwarder인 C사를 통하여 D사에 연락하여, 중국의 B사와의 사이에 본건 화물에 대한 대금 결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본건 화물의 운송을 중지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D사는 이를 수락하여 그 즉시 전산상으로 Tsingdao에 있는 D사의 대리점인 E대리점에게 본건 화물의 운송 취소를 지시하였다.

그러나 본건 선박이 2019. 8. 24. Tsingdao항에 도착 한 후, E대리점의 과실로 2019. 8. 27. 본건 화물에 대한 화물인도지시서(D/O)를 발행하였고, 이에 중국의 B사는 같은 날 본건 화물을 반출하여 가는 사고(이하 ‘본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A사는 D사에게 반출된 본건 화물 가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손해배상이 되지않자, A사는 D사를 상대로 우리나라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이하 ‘본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자 D사는 본건 소송에서, A사의 본건 소송에서의 청구(이하 ‘A사의 본건 청구’)는, 본건 중재 규정에 위반하는 것으로 A사의 본건 청구는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A사는, D사가 본건 중재 규정에 대하여 명시·설명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이것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D사는 본건 중재 규정을 본건 화물 운송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에 A사 및 D사의 위 주장들 중 누구의 주장이 타당한지 문제가 되었다.


2. 본건 중재 규정이 본건 화물 운송 계약의 내용이 될 수 있는지 여부

먼저 우리나라의 약관규제법 제3조 제2항 본문에서는 사업자의 약관 명시의무, 제3조 제3항에서는 사업자의 약관 설명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제3조 제4항에서는 이러한 명시의무 또는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상 일반적으로 공통된 것이어서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자에게 약관의 명시·설명의무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다8044 판결).    

다음으로 본건과 관련된 판결(서울중앙지법 2019가합506058 판결)에서, 법원은 다음의 점들을 근거로 들면서 D사는 본건 중재 규정에 관하여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① 본건 Sea Waybill의 이면약관은 총 6개의 규정으로 이루어져 있고, 1페이지 분량이어서 그 내용을 A사가 파악하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 점,
② 본건 중재 조항은 위 이면약관 맨 마지막에 기재되어 있는데, 계약서에서는 통상적으로 가장 마지막에 분쟁의 해결방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점,
③ 해상운송 분야에서는 중재를 통한 분쟁해결 방법이 널리 활용되고 있고 이를 운송증서의 이면약관에 기재하여 두는 경우가 많은 점,
④ 대한상사중재원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재기관이어서 이것이 이례적이거나 A사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⑤ A사는 수출입업에 종사하므로 해상운송 거래상 널리 활용되는 중재조항을 별도의 설명이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⑥ 약관규제법 제15조, 시행령 제3조 제1호에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운송업의 경우 고객에게 불리한 약관 내용을 무효로 보는 약관규제법 제7조 등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는 점.

그렇다면 본건 Sea Waybill의 이면약관 상 본건 중재 규정은, 본건 화물 운송 계약의 내용이 될 수 있어서, 결국 A사의 본건 청구는 각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본건 중재 규정이 한글이 아니라 영어로 기재된 점(운송증권 상 모든 것은, 통상 한글이 아니라 영어로 기재됨), 용선계약과 달리, 개품운송계약에 대한 운송증서(B/L 또는 Sea Waybill)의 이면약관 상 관할 규정에서는, 중재가 아니라 법원으로 된 것이 오히려 많은 점들을 고려하면, 법원이 위 근거들로 삼은 것들이 반드시 옳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아무튼 화물 운송 사고와 관련하여 해상운송인에 대한 소송 또는 중재를 제기하기에 앞서서, 운송증서(B/L 또는 Sea Waybill)의 이면약관 상 관할 규정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